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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ATION #1
AESTHETICS OF SLOW
2021.12.03 – 12.24

PRESENTATION #1
AESTHETICS OF SLOW
2021.12.03 – 12.24

Pierre Sansot.
with Kato Ryo

느림과 멈춤의 미덕 : 피에르쌍소와 카토 료

활기찬 도시에서 느림이라는 것, 바쁜 시간의 굴레에서 멈춤이라는 것은 쉽사리 어울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프랑스의 인류학자이자 철학자인 ‘피에르 쌍소’는 느릴 때 느릴 수 있고, 느릴 때를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고급스러운 권태’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도시의 서정⌋, ⌈공원⌋, ⌈그늘을 훔치는 사람들⌋, ⌈적은 것으로 살 줄 아는 사람들⌋ 등의 저서를 통해 일상과 철학의 부드러운 합일을 추구해온 그는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른다는 데서 비롯한다.”는 파스칼의 이야기와 상통합니다.

때로는 휴식 조차 시간에 쫓기는 우리를 돌아보게 됩니다. 일에 쫓기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쫓기는 것. 피에르 쌍소는 이것이 우리가 한가롭게 거닐거나, ‘고급스러운 권태’에 빠지지 못하게 하는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항상 빠른 것만이 통용되는 이 시대에 어떠면 느림과 멈춤의 순간이 오히려 더욱 값진 시간일 수 있습니다.

르시뜨피존 프리젠테이션 공간에서는 ‘피에르 쌍소 Pierre Sansot’의 느림에 대한 예찬 글 일부와 함께「행위」를 생략한「부동」의 조각들을 선보이는 ‘카토 작가’의 작업, 그리고 ‘므스티슬라프 Mstislav Rostropovich’의 바흐 첼로 연주곡과 함께 공간을 구성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리사이클링 글라스를 활용하여 글라스웨어를 전개하는 비영리 유리공방 ‘라 수플레리 La Soufflerie’의 다양한 모습의 유리잔들과 기분전환에 좋은 달콤한 식품들도 함께 둘러 볼 수 있습니다.

⋅ 카토작가의 조각은 전시기간 중 구매가 가능하며, 전시기간 이후 순차적으로 발송됩니다.

⋅ 카토작가의 조각은 온라인의 카탈로그를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Presentaion

•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17길 10 LCDC C동 1층
• 운영시간 : 11:00 — 20:00
• 주차가능 (발렛)

글. 피에르 쌍소

 

장소와 사물이 인간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지 잠깐 이야기해 보자. 

어렵겠지만, 돌 틈 사이를 끊어질 듯 이어질 듯 졸졸 굽이쳐 흐르는, 그리하여 한 시간이 지나도 아주 조금만 흘러가는 게으른 물이 되려고 애써보자. 그리하여 한 시간이 지나도 아주 조금만 흘러가는 게으른 물이 되려고 애써 보자. 기지개를 켜고 하품을 하는 이 거리처럼 게을러지자. 게으름은 한 발짝 뒤로 물러남이다. 그러나 정신까지도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맞서는 것을 잠깐 멈추는 식의 물러남이다. 

이 세상이 뭐가 되든지, 되어 가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라고나 할까.

이와 같은 인식 행위에는 시간을 멎게 하는 힘이 있다. 삶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 볼 가치가 있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처음부터 끝까지 살아 볼 가치가 있다. 마치 포도주잔에 빠져들어 한 방울 한 방울 그 맛을 느끼며 즐기듯이 말이다. 사람들이 아껴 마시는 포도주, 그 포도주 또한 입안의 포도주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겠나.

나는 테라스에 앉아 포도주 잔을 바라본다. 나는 그것과 마주하고 있다. 그것과 나는 서로 제자리에 앉아 있다. 세상이 스스로 평형을 유지한다면, 뭐 하러 굳이 움직여서 그 평형을 깨뜨릴 것인가.

그것은 존재론적이고 거의 형이상학적인 내 공식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어떤 평형을 찾은 듯이 보일 때, 더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결코 타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대로 있는 그 무엇에 대한 경건한 마음의 표시로 움직이지도 않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음.

마침내 그것은 움직임보다 더 아름다운 것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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